다연바람숲 2015. 9. 25. 13:31

 

 

 

 

 

참 슬픈 다리를 가졌다

 

박차고 나갈 기세

완벽한 네 다리를 가졌지만

제 힘으론 한 발짝도 움직이지 못한다

 

삶이라는 것이 오로지

무엇인가 받들거나 받치거나,

제 깜냥의 무게를 견디거나

허공을 받드는 일도 다반사

 

개같이 생겨먹어도

딛을 곳은 고귀하려니

안으로 곱게 말아넣은 발

 

그 곡 진 마음 애틋하여서

슬프도록 아름다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