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연바람숲 2015. 9. 12. 18:40

 

 

 

 

 

남의 편 당신,

남가인 당신과

남당항에서 회를 먹는다

 

몇 십년을 살아도

마누라 회 못먹는 줄 모르니 남이고

대하 보자고 와서 회를 먹으니 역시 당신이다

 

살아 온 연식만큼 얼굴은 남매처럼 닮아가도

입맛만은 지독하게 서로 합合이 못들어서

나란히 바다를 마주하고 앉아도

당신은 바다고 나는 육지다

 

입맛 빼고는 그럭저럭 순풍으로 살았고

더러 풍랑이야 살자하니 견뎠고

어쩌다 경랑은 손 꼭 잡고 넘었으니

남남 만나 당신과 나, 여기까지도

착한 동행이다

 

첫 눈에도 낯설지않았던 남,

이젠 나를 보듯 익숙한 당신과

초행길 낯설지않은 남당항에서

이른 가을의 바다를 먹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