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화부인 / 김혜순 유화부인 김혜순 나는 늘 한 여자를 구해주는 상상을 한다 그 여자의 손을 잡고 그 여자를 품에 안는 상상을 한다 나는 늙어도, 늙지도 않는 여자 언제나 같은 여자 꿈속으로 들어가면 늘 나를 기다리던 그 여자 서치라이트처럼 쏟아지는 햇빛에 쫓겨다니다 그 빛에 강간당해 날개가 다 타버린 여자 나.. 창너머 풍경/열정 - 끌리는詩 2005.12.21
입설단비(立雪斷臂) / 김선우 입설단비(立雪斷臂) 김선우 2조(二祖) 혜가는 눈 속에서 자기 팔뚝을 잘라 바치며 달마에게 도(道) 공부 하기를 청했다는데 나는 무슨 그리 독한 비원도 이미 없고 단지 조금 고적한 아침의 그림자를 원할 뿐 아름다운 것의 슬픔을 아는 사람을 만나 밤 깊도록 겨울 숲 작은 움막에서 생나뭇가지 찢어지.. 창너머 풍경/열정 - 끌리는詩 2005.12.20
나는 네가 더 아프다 / 김상미 나는 네가 더 아프다 김상미 온몸에 구름 끼고 비 내리고 바람 부는 날은 수많은 창문들도 함께 울고, 흔들리다, 깨어진다. 그런 날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균열 또한 골이 깊어 아무리 꽃다웠던 순간들도 모두 불명예가 되어 찢어진다. 온 세상 자욱한 저 검은 연기들을 보라. 책상과 창문 사이를 왔다.. 창너머 풍경/열정 - 끌리는詩 2005.12.20
키스, 시청 앞 광장 / 로베르 드와노 로베르 드와노 - 파리를 사랑한 서민들의 사진가 친구들에게 사진작가. '로베르 드와노'를 아느냐고 하면 아는 친구가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에게 사진 <키스, 시청 앞 광장> 같은 사진을 보여주면 갑자기 굉장히 반가워하면서 아마 아는 척을 할 것이다. 그 이유는 그만큼 그의 사진.. 창너머 풍경/감성 - 통하는문 2005.12.20
잊어버릴 줄 알라 르네 마그리트 <기억> 잊어버릴 줄 알라. 잊을 줄 아는 것은 기술이라기보다는 행복이다. 사실 가장 잊어버려야 할 일을 우리는 가장 잘 기억한다. 기억은 우리가 그것을 가장 필요로 할 때 비열하게 우리를 떠날 뿐 아니라,우리가 그것을 가장 원하지 않을 때 어리석게도 우리에게 다가온다. 기억.. 창너머 풍경/순수 - 비우는말 2005.12.20
무언가를 듣는 밤 / 김경미 까미유 끌로델 <뜬소문> 무언가를 듣는 밤 / 김경미 비천과 험담 그치지 않는 입을 만나고 왔다 사람이 사람 밖으로 나가는 길 있을까 적작약 백작약은 꽃색깔이 아니라 뿌리 빛깔에 따라 구별된다고 한다 누구나 항상 자기 자신을 만나며 사는 법 내 입속 먼지가 그 여자의 혀가 되고 네 변심이 내.. 창너머 풍경/열정 - 끌리는詩 2005.12.19
에덴의 동쪽 / 김상미 모네 <정원> 에덴의 동쪽 / 김상미 나는 나를 소홀히하지 않았기에 남도 소홀히하지 않았다 그러나 디디는 곳마다 생쥐투성이 세상에 생쥐들이 이렇게 많은 줄 몰랐다 푸른 하늘, 하얀 구름 위에도 생쥐들의 세미나 생쥐들의 축제 자동차 뒷좌석에 쌓아놓은 책 위에도 여기저기 심어둔 사랑에도 .. 창너머 풍경/열정 - 끌리는詩 2005.12.19
목포항 / 김선우 <네이버 포토>김광석 목포항 / 김선우 돌아가야 할 때가 있다 막배 떠난 항구의 스산함 때문이 아니라 대기실에 쪼그려앉은 노파의 복숭아 때문에 짓무르고 다친 것들이 안쓰러워 애써 빛깔 좋은 과육을 고르다가 내 몸속의 상처 덧날 때가 있다 먼 곳을 돌아온 열매여, 보이는 상처만 상처가 아니.. 창너머 풍경/열정 - 끌리는詩 2005.12.17
두려움의 본질 어떤 일을 망치는 가장 큰 원인은 두려움이다. 이 두려움이 갖가지 변명거리를 만들어내며 우리를 뒷걸음치게 만든다. 그리고 이 두려움은 누가 우리에게 준 것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 만들어낸 것이다. 고든 리빙스턴. <너무 일찍 나이들어버린 너무 늦게 깨달아버린> 중에서 까짓이라든가 따위라.. 창너머 풍경/순수 - 비우는말 2005.12.17
팜므 파탈(femmes fatales), 악마의 근대적 변용 팜므 파탈(femmes fatales)이란 주로 이브, 살로메 등 남성을 죽음이나 고통 등의 절망적 상황으로 몰고 가는 요부 또는 악녀들을 통칭하는 말이다. 팜므 파탈에 대한 집착은 19세기 부르주아 중심의 질서를 재편성하는 과정에 근대성을 둘러싼 여성, 남성 간의 갈등과 불안정의 표지였다. 에드바르드 뭉크 .. 창너머 풍경/감성 - 통하는문 2005.1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