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너머 풍경/열정 - 끌리는詩

라라라 나는 / 진수미

다연바람숲 2006. 2. 18. 11:48

 

 

 

라라라  나는 / 진수미

                          

 


라라라 나는 용서되지 않는 얼룩
얼룩 위의 곰팡이 그대 삶을 부식하는 좀벌레
라라라 나는 지워지지 않는 그대의 오점
벤젠도 미온수도 밥풀도 소용없다네
라라라 나는 그대가 잡았다 놓친 한 마리 새
그대 얼룩의 망막 위에 비누거품처럼 떠오른다지
라라라 그대 돌이킴에 빠질 수 없는 향신료 나 없인
그대 아무런 맛도 향도 낼 수 없다네
라라라 나는 그대의 영원한 착각 한때의 오해
헐렁한 작업복에 꽂힌 철없는 연장
뚱땅거리며 그대를 배회했었지 요령도 없이 뚱땅뚱땅
나는 그대의 빈 수레 공수래 공수거 그렇게 왔다 갔었지
나는 그대를 향해서만 구부러진 순결한 못
코르덴 외투며 챙이 둥근 모자가 걸리기도 했었지
그대가 사력으로 잡아뽑기 전까진
라라라 나는 그대 뇌리의 메워지지 않을 그 어떤 홈
그대 마음 한 자락도 걸어두지 못하리 라라라 그대 문턱으로 가는
낮은 사닥다리를 넘어뜨린 이후론, 그 어떠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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