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너머 풍경/열정 - 끌리는詩

그리운 심야 / 김경미

다연바람숲 2006. 2. 6. 18:09

 

 

 

 

그리운 심야 김경미            

                             


그래 다른 생은 잘 있던지

검정양복의 연인처럼 그리운 밤 카페들과

눈물처럼 글썽이던 막차의 차창들은

철제 셔터 내려진 어두운 상점들은

붕대같이 하얗게 빈 도로는

정든 미치광이 친구들

무청 같은 새벽 거리는

있기는 정말 있던지 아침마다 조용히 이불 밑

그대로이던 네 흰 발목의 검정 갈기는 정말

담을 넘었던 것인지 실밥처럼 흰 눈 쏟아지는

밤거리를 달리기는 달렸던 것인지 달려 다른 곳

다른 시간이 정말

있기는 있었던 것인지 나 살았던 것 같기도 하고

살아보지 못한 것 같기도 한 다른 창 밖 다른 생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