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심야 / 김경미
그래 다른 생은 잘 있던지
검정양복의 연인처럼 그리운 밤 카페들과
눈물처럼 글썽이던 막차의 차창들은
철제 셔터 내려진 어두운 상점들은
붕대같이 하얗게 빈 도로는
정든 미치광이 친구들
무청 같은 새벽 거리는
있기는 정말 있던지 아침마다 조용히 이불 밑
그대로이던 네 흰 발목의 검정 갈기는 정말
담을 넘었던 것인지 실밥처럼 흰 눈 쏟아지는
밤거리를 달리기는 달렸던 것인지 달려 다른 곳
다른 시간이 정말
있기는 있었던 것인지 나 살았던 것 같기도 하고
살아보지 못한 것 같기도 한 다른 창 밖 다른 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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