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너머 풍경/독서 - 빌리는 말

데미안 / 헤르만 헤세

다연바람숲 2016. 12. 12. 19:58

 

모든 사람의 삶은 제각기 자기 자신에게로 이르는 길이다. 자기 자신에게로 가는 길의 시도이며 좁은 오솔길을 가리켜 보여준다. 그 누구도 온전히 자기 자신이 되어본 적이 없건만, 누구나 자기 자신이 되려고 애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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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서로를 이해할 수는 있지만, 누구나 오직 자기 자신만을 해석할 수 있을 뿐이다.

 

새는 힘겹게 투쟁하여 알에서 나온다. 알은 세계다. 태어나려는 자는 한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

 

영혼의 본질은 영원성이며 우리는 그 본질을 알지 못하지만,그것은 우리에게 대개는 사랑의 힘, 창조의 힘으로 느껴진다.

 

"우린 우리 개성의 경계를 언제나 너무 좁게 잡는단 말이지!우리가 개인적이라고 구분하는 것만을 따로 떼어내 우리 개성에 속한 것이라 여기는 거야. 하지만 우리는 모두 제각기 세계의 전체 구성성분으로 이루어져 있지. 한 사람 한 사람이 모두 그래."

 

"그렇다면 대체 개인의 가치는 어디에 있단 말인가요?우리가 모든 것을 이미 완성된 채로 우리 안에 지니고 있다면 우린 무얼 위해 노력하는 거죠?"

"잠깐!" "자네가 그냥 세계를 속에 지니고만 있느냐. 아니면 그 사실을 알기도 하느냐는 아주 큰 차이가 있는거야"

 

"우리가 어떤 인간을 미워한다면 우리는 그 모습 속에서 우리 안에 있는 무언가를 보고 미워하는 거지. 우리 자신 안에 없는 것은 우리를 자극하지 않는 법이니까."

 

우리가 보는 것들은 우리 안에 있는 것과 같은 것들이야. 우리 안에 있는 현실말고 다른 현실은 없어.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토록 비현실적으로 사는 거지. 자기 밖의 모습들이 현실이라 여기고, 자기 안에 있는 본래의 세계가 발언할 수 없게 하니 말이지. 그렇게 해서 행복할 수도 있어. 하지만 한번 다른 것을 알게 되면 다른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는 길을 선택하지는 않게 되지.

 

새로운 신들을 원하는 것은 잘못이다. 세계에 그 어떤 새로운 것을 부여하려는 것은 완전히 잘못이다! 깨어난 인간에게는 단 한 가지, 자기 자신을 탐색하고, 자기 안에서 더욱 확고해지고, 그것이 어디로 향하든 자신만의 길을 계속 더듬어나가는 것 말고는 달리 그 어떤, 어떤, 어떤 의무도 없다.

 

우리 각자에게 주어진 진정한 소명이란 오직 자기 자신에게로 가는 것, 그것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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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길었다.

내가 내 자신에게 이르는 길.

 

온전히 나를 탐색하고, 내 안에서 더욱 확고해지고 어떤 길에 놓여지든 나만의 길을 더듬어가는 일.

 

어떤 때는 알을 깨뜨리지못해 버겁고,

알을 깨뜨리고 나오면 날개짓이 서툴러 버겁고,

간혹은 내가 지금 어디있는가 방향을 잃어 버겁고,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아 버겁고,

 

아직도 온전히 내가 나에게 이르지 못하고 있으니

여전히 멀고 험한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