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너머 풍경/열정 - 끌리는詩

외딴 섬 / 천양희

다연바람숲 2013. 7. 29. 20:40

 

외딴 섬 / 천양희

 

 

어려운 일은 외짝으로 오지 않는다는 말을 나는 믿지 않았다

이해할 수 없는 모든 것은 실존 때문이라는 말을 나는 믿지 않았다

아직 밟지 않은 수많은 날들이 있다는 말을 나는 믿지 않았다

모든 사람의 인생은 자기에 이르는 길이라는 말을 나는 믿지 않았다

이 세상은 내가 극복해야 할 또 다른 절망이라는 말을 나는 믿지 않았다

내가 일어설 때까지는 믿지 않았다

사람은 누구나 외딴 섬이라는 것을 이제야 겨우 믿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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