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시간/끌림 - 풍경

마음의 꽃도 이런 모습일까요?

다연바람숲 2012. 12. 20. 13:56

 

 

 

 

아침 출근길,

차를 올라타고 보니 차창 한쪽으로 하얗게 꽃이 피었습니다.

운전석 쪽이었다면 시야를 틔우려 이런저런 작은 소동도 있었을 것이지만

다행히 조수석 쪽으로 간조롬히 핀 꽃 덕에 아름다운 아침을 지나왔습니다.

 

이 엄동에 꽃이 피는 아침이라니요!

앞은 보고 가라고 시선을 비껴 환하게 핀 꽃이라니요!

그 작은 배려마저도 감사하고 아름다운 아침이라니요!

 

사람에 대한 실망과 좌절로 어제 무작정 밷은 푸념들이 가여워서

오늘은 조금 더 어른이 되라고, 조금 더 세상을 밝고 따뜻한 눈으로 보라고

아마도 간밤 누군가 살며시 내려주고간 선물일 거라 생각을 합니다.

 

그렇게 시작한 하루가 한나절이 지나도록 행복입니다.

따뜻한 온기와 잔잔한 음악 속에서 누리는 고요가 또 기쁨입니다.

은밀해서 생일 수 밖에 없는 <은밀한 생>의 책장이 오늘은 수월하게 넘어갑니다.

창 밖엔 햇살이 참 밝고 따스합니다.

아마 지금쯤은 저 하얀꽃, 사라져 흔적도 없을테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