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너머 풍경/열정 - 끌리는詩

사랑을 놓치다 / 윤제림

다연바람숲 2012. 11. 24. 21:31

 

 


사랑을 놓치다 
              -청산옥에서 5


윤제림



......내 한때 곳집 앞 도라지꽃으로
피었다 진 적이 있었는데,
그대는 번번이 먼길을 빙 돌아다녀서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내 사랑!
쇠북 소리 들리는 보은군 내속리면
어느 마을이었습니다.


또 한 생애엔,
낙타를 타고 장사를 나갔는데, 세상에!
그대가 옆방에 든 줄도
모르고 잤습니다.
명사단 달빛 곱던,
돈황여관에서의 일이었습니다.



-시집"사랑을 놓치다" [문학동네]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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