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너머 풍경/열정 - 끌리는詩

봄병 / 공광규

다연바람숲 2012. 4. 14. 17:26

 

 

 

      

    봄병 / 공광규



    어느 분이 봄소식 전하려고 하늘에서
 풀쩍 뛰어내리다 바위에 상처를 입어
 산등성이마다 피가 번져 진달래여요
 신록은 그것이 산불이 이는 줄 알고
 출렁출렁 능선으로 파도쳐 가서는
 골짜기 골짜기마다 산벚나무 가지에
 하얀 물거품을 팝콘처럼 얹어 놓았어요
 지난겨울 조용하고 순결한 것의 무게가
 우두둑 소나무 우듬지를 꺾고 간 자리에
 철철 흘러내리는 송진, 그 상처의 향기
 긴 겨울 무게에 몸이 얼어 찢어진 나도
 향기를 내뿜는 아름다운 놈이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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