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병 / 공광규
어느 분이 봄소식 전하려고 하늘에서
풀쩍 뛰어내리다 바위에 상처를 입어
산등성이마다 피가 번져 진달래여요
신록은 그것이 산불이 이는 줄 알고
출렁출렁 능선으로 파도쳐 가서는
골짜기 골짜기마다 산벚나무 가지에
하얀 물거품을 팝콘처럼 얹어 놓았어요
지난겨울 조용하고 순결한 것의 무게가
우두둑 소나무 우듬지를 꺾고 간 자리에
철철 흘러내리는 송진, 그 상처의 향기
긴 겨울 무게에 몸이 얼어 찢어진 나도
향기를 내뿜는 아름다운 놈이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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