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시간/끌림 - 풍경

바람이 머무는 풍경

다연바람숲 2011. 8. 29. 00:54

 

모처럼 선명하게 만나는 쪽빛 하늘이 눈부십니다.

잘 익은 햇살이 초록 이파리 위로 때글때글 굴러가는 걸 바라봅니다.

잘 데워진 바람 사이로 아직 맨발의 사람들이 오후를 걸어갑니다.

 

누군가는 황금의 햇살이라고 했고

또 누군가는 은혜로운 햇살이라고 합니다.

긴 우기 지나고 벌써 하늘이 저만큼이나 높아질 때까지 햇살이 부족했던 곡식이며 과일들이

오늘같은 햇살에 속 안의 단맛이 영글게 익어갈 거라고도 했습니다.

그래서 여름 다 지나고 난 뒤의 더위도 그저 감사함이라고 날 더운 투정도 하지 않았습니다.

 

이런저런 일로 몇며칠 분주한 날을 보냈습니다.

다연의 문도 닫혀지는 시간이 많았습니다.

끝은 새로운 시작의 다른 이름이라는 말, 처럼

순간에 안주하고 게을러지려고하면 채찍하듯 새로운 일이 주어집니다.

주저앉지 말라는 것이겠지요. 아직은 걷지말고 뛰어야 할 나이라는 것이겠지요.

 

오늘은 다연에 앉은 햇살도 참 고요합니다.

그 고요 위로 바람이 잠시 머물다 갑니다.